지난 4일 저녁 8시 40분경,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일대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습니다. 섭씨 백도가 넘는 뜨거운 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자욱한 수증기로 시야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이들은 화상을 입었고 안타까운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백석동 일대를 아비규환에 빠지게 한 원인은 온수배관 파열이었습니다. 백석역 인근 도로 지하 2m에 설치된 관이 터지면서 지반이 무너지고 물기둥이 15m 높이로 솟구쳐 올랐으며, 이 일대 3만㎡(9,075평)가 침수됐습니다. 일산동부경찰서는 5일 “온수배관에서 지름 50㎝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백석동과 마두동, 행신동 등 인근 지역 2,500여 가구에 공급되던 온수공급이 끊겨 지역 주민들이 밤새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1994년 아현동 가스 폭발 사고와 성수대교 붕괴, 그 이듬해 일어난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 사고를 떠올리게 합니다. 가스, 전기, 난방, 통신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산업생산에 필요한 인프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유틸리티 시설물은 대부분 경제 고도성장기에 집중 건설되어 노후화된 곳이 많고, 수송관 위치 등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가 많아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시설물과 인프라가 복잡해지고, 각종 재해 등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 보장과 인프라 보호를 위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 등 더 정교하고 진보된 기술을 도입해 대비해야 합니다.
백석동 온수배관 사고를 더욱 큰 상처로 만들지 않는 방법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더욱 철저히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전방위적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들을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1,600만 명의 고객들에게 전기와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PG&E는 기업 역사상 최악의 재앙을 맞은 가스폭발사고를 겪은 이후 회사의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고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샌 브루노(San Bruno)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8명이 사망하고 집 38채가 전소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PG&E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절단돼 발생한 가스폭발사고로, PG&E는 16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의 벌금과 과태료로 지불했으며 나중엔 배관 관리 소홀로 형사책임까지 지게 됐습니다.
PG&E는 이후 수년 동안 가스 인프라 개선과 이미지 회복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사고 3주기를 앞둔 2013년, PG&E의 파이프라인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사고를 예측 및 예방할 수 있도록 GIS 플랫폼 기반의 운영 관제 시스템 TAMI(Tactical Analysis Mapping Integration)를 구축했습니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14년 6.0 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캘리포니아 나파(NAPA) 지역을 강타했을 때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15분 만에 가스 및 전기 피해 취약 지역을 예측하고,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에 직원과 자원을 할당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가스폭발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가스 배관망에 입은 피해도 최소화했습니다.
▲ 2014년 발생한 나파 지진
- 2014년 나파 지진 발생 시 PG&E의 대응
일요일 새벽 지진이 잦아진지 15분 만에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가스 및 전기 피해 취약 지역 예측 후 신속하게 대응
- 12,000 피트의 전선이 지진의 진동으로 무너졌으나, 전기공급이 중단된 건물은 단 20곳에 불과
- 통합 모델링을 통해 24시간 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전기 공급
- 가정에서 오는 가스 냄새 신고 전화에 즉시 응답하여 신속하게 바로 도움을 제공
- 가스 관련 냄새 및 문제 발생 가능성을 토로한 6,100명에게 자동 전화를 통해 가스 누설 확인
- 천연가스 배관망은 파열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가스 누수에 대한 위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예측 모델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 PG&E의 스마트한 배관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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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망별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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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지역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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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날씨(비/홍수) 및 산사태와 같은
재해발생 가능 지역을 파이프라인 위치와
자동으로 연계시켜 위험증가 시 알림 -
지리적 영역 내의 밸브 작동과
남은 작업에 대한 압력을 자동 연계함으로써 위험 증가 시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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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시스템을 통해
알림에 대한 실시간 상관관계 분석 -
통합 시스템을 통한
효율적 관리
백석동 온수배관 사고 다음날인 12월 5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사고는 1998년 이전에 설치된 열수송관의 노후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일주일간 1998년 이전에 설치된 노후배관 686㎞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열수송관 중 설치된 지 20년이 지난 배관은 전체의 32% 수준으로, 산업부는 긴급조사에 이어 이후 한 달 동안 전반적인 정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제라도 시작된 노후배관 점검은 반길 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단순히 현황 파악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유틸리티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등 공공의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전방위적 관리 및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들을 통합해 철저한 시설물 관리는 물론 문제를 예측, 예방을 함으로써 향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한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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