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과 타코마를 잇는 8차선 고속도로에서 18륜 대형 트럭이 옆면에 데이터 혁신을 가득 싣고 달리고 있습니다.
공간정보 인식, 고급 분석, 인구통계 통찰을 통해 여러 회사가 기존의 전형적인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음료 유통업체 ‘Columbia Distributing’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로 워싱턴, 오리건, 북부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에서 신규 홍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Columbia Distributing 부사장 Koji Pupo는 “새로운 것을 제일 먼저 시작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경우는 뒤따라가기 급급해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객의 취향이 수시로 바뀌는 음료 산업에서 이런 주장을 한다면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제조사와 유통업체는 꾸준히 데이터를 모니터하고 이해해야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드셀처[1] 시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거의 없었던 매출에서 약 5.7조 원(4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하드셀처 시장은 이렇게 미국 주류 시장의 5%를 차지하게 되었고 다른 경쟁사들은 놀랄 새도 없이 다급히 뒤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하드셀처의 열기가 거의 식고 즉시 섭취 가능한 칵테일과 논알콜 맥주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음료 업계에서 소비자의 취향은 유독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예상하고 마케팅 캠페인에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Columbia Distributing은 2021년까지 트럭 광고에 장기적인 전략만 홍보할 뿐 시의성을 반영하지 못해 수시로 변하는 고객 취향에 맞게 대응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Columbia Distributing 경영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도전을 계획했습니다.
[1] 하드셀처(hard seltzer): 탄산수에 알코올을 섞고 향미를 첨가한 술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비즈니스 속도를 따라가기 위한 Columbia Distributing의 새로운 프로그램
1935년에 설립된 Columbia Distributing은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 주류 브랜드 260개와 50개가 넘는 음료 브랜드를 식당, 매장, 주점으로 배송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Columbia Distributing 및 다른 유통업체는 트럭처럼 동적인 광고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는 연구 결과를 참조하여, 길가의 운전자와 보행자가 쉽게 볼 수 있는 트럭 옆면을 광고지로 포장해왔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포장된 광고는 트럭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오랫동안 붙어있었습니다. Popu는 “파트너 공급사가 트럭에 붙일 그래픽을 선정하면 5년에서 7년 동안 같은 광고를 내걸고 운행하므로, 메시지가 장기적으로 유효할지 매우 꼼꼼하게 검토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스의 발전 속도와 변덕스러운 고객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은 Columbia Distributing 경영진이 꿈꾸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마케팅 캠페인이 있다면, 음료 제조사는 광고를 수시로 바꾸고, 해당 광고가 얼마큼 노출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원할 때 내용을 수정하고, 클릭당 광고료 지불(pay-per-click), 광고 전환율, 노출수 같은 지표를 확인하는 건 오늘날의 마케팅에선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광고를 수시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다양성을 구현하기가 쉬워졌습니다. Epic Worldwide의 KWIK ZIP 시스템으로 트럭 옆면에 특수 제작된 화면을 부착했고, 덕분에 홍보물이 교체되는 시간은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고 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이라는 두 번째 목표는 이처럼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가 필요한 혁신
Columbia Distributing 트럭은 평균 65킬로미터(40 마일)의 할당된 경로에 따라 여러 운전자, 보행자, 사업체를 지나칩니다. Pupo와 그의 팀은 각각의 변수를 적용시키려면 로케이션 인텔리전스(Location Intelligence)가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지만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 새해, 광고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 과도기에 도달했을 때 Pupo는 Jesse Holder를 프로그램 관리자로 고용했습니다. Holder에게는 광고 노출수 계산이라는 특명이 주어졌습니다. 움직이는 광고에 대한 노출수를 수집하고 계산하는 게 가능할지 의심스러웠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 그를 자극했고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Holder는 도시 계획, 건설 관리, 영어 강사, 맥주 공장 마케팅 담당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커리어를 쌓았어도 트럭은 물론 움직이는 광고판에 관련된 일을 해본 적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력서에 있는 자그마한 참조사항이 Columbia Distributing에서 원하는 혁신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실행시킬 열쇠가 되었습니다.
혁신을 이루기 위한 몇 가지 시행착오
Holder는 Columbia Distributing의 비즈니스를 먼저 파악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Columbia Distributing이 워싱턴, 오리건,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500개가 넘는 배송 경로와 다양한 규모의 차량을 600대나 넘게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광고주가 교환을 요청하기 전까지 부착된 광고는 트럭에 계속 붙어있을 것이며, 그 트럭은 매주 전용 노선으로 운행될 계획이었습니다.
Holder는 다양한 노출수 측정 방안을 고민하며 방법만 모르지 분명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초기 아이디어는 기존 데이터나 분석이 아닌 무차별로 대입하는 브루트 포스[1]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Holder와 Columbia Distributing의 데이터 분석가는 광고판 노출수를 세는 데 사용된 전통적인 방식도 고려했습니다. 이 방법은 도로 위에 공기 튜브(기송관)를 설치하고 통과하는 각 차량을 기록하는 방법인데, Columbia의 트럭은 하루에 수십 개의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수십 킬로미터를 운행하기 때문에 대상 영역이 너무 넓었습니다.
Holder와 Pupo는 포기하지 않고 “미국 내 도로에서 이미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했고, 바로 이때, Holder가 단속 카메라를 떠올렸습니다. 단속 카메라는 이미 전국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대부분 온라인에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통해 Columbia Distributing은 “공급사가 요구하는 데이터 기반 가시성을 제공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1] 브루트 포스(brute force): 조합 가능한 모든 문자열을 하나씩 대입해 보는 방식으로 암호를 해독하는 방법이다 (출처: 나무위키)
GIS 기술과 위치 정보로 복잡성 정복
Holder의 팀은 단속 카메라 송신 내역을 프로그램에 넣으면, 모든 차량을 식별하고 세는 것이 가능할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Columbia Distributing 트럭이 식별되면, 트럭을 지나친 차량의 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특정 경로에 대한 정보로 해당 광고의 노출수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Holder는 도시 계획 수업을 회상하며 ‘만약 공간정보가 필요하다면 GIS를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간정보 기술은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단속 카메라만큼 흔해졌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활용되고 있습니다.
Holder는 Columbia Distributing 소속 데이터 과학자들이 카메라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면 해당 데이터를 이용해 GIS에서 경로에 따라 총 노출수를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는 분명히 창의적인 생각이었지만, 이전에 생각했던 공기 튜브 방법처럼 현실 가능하지는 않았습니다. 수많은 트럭, 경로, 거리를 계산하려면 Columbia Distributing의 소규모 데이터 분석 팀은 데이터 수집과 프로그래밍 업무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 방법은 시간과 예산을 낭비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적합한 방법이나 새로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포기하기 직전까지 이르렀습니다.
솔루션을 위한 GIS 전문가의 조언
Holder는 바로 사용할 수 있고 간단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GIS 전문가와 상담했습니다. 상담 결과 Columbia Distributing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로케이션 인텔리전스가 무엇인지 단숨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GIS 소프트웨어는 각 트럭 주변 수십 미터의 디지털 가시권역을 생성할 수 있었으며 이것은 사람들이 광고를 볼 수 있는 반경을 표시했습니다. 그런 다음 GPS 데이터를 이용해 각 트럭의 움직임을 GIS 맵 위에 시각화하여 경로를 따라 가시권역이 커버하는 영역을 표시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운송 경로에서 가시권역을 통과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내야 했고, 이 정보는 유동인구 데이터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익명의 전화 기록과 유동인구 데이터는 특정 장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는지 계산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이와 같은 데이터는 소매업자가 새로운 매장의 입지를 선정하고, 고속도로 계획 담당자로서 최적의 보수 작업 시기를 파악하거나, 의료 제공자가 병원, 응급센터, 의료 종사자의 수요를 파악할 때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Holder는 GIS 분석으로 트럭과 가시권역이 고속도로 위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각 지점에서 대략 몇 명이 가시권역에 있었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 스트림을 해석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공간정보 소프트웨어는 위와 같은 계산을 개당 65킬로미터(40 마일) 정도 되는 수백 개의 경로를 대상으로 일괄 수행했습니다.
차세대 로케이션 인텔리전스를 향한 노력
Pupo는 공급사에게 더욱 넓은 광고 가시성을 제공하고자 했던 프로그램의 초기 목표를 상기시켰습니다. “점점 고객이 다양한 음료에 도전하고, 산업 간 영역의 경계는 불분명해지는데, 고객 취향을 예측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시장과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더욱더 도전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Deloitte 전문가에 의하면 다른 산업 분야의 경영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발행한 기사에서 공간정보 분석을 구인, 운영, 위험, 마케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의 중요한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Pupo와 Columbia Distributing 팀은 다시 한번 GIS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고, 익명 유동인구 데이터로 생각지도 못한 양의 인구통계 및 심리통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Holder와 데이터 분석팀은 곧바로 비즈니스 중심 GIS 프로그램으로 Columbia Distributing이 운행하는 경로에 있는 고객의 스냅샷(snapshot)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포그래픽(위 이미지 참조)에서 볼 수 있듯이, 광고별 노출수, 고객 정보뿐만 아니라, 광고에 노출된 여성의 수, 평균 가처분소득, 주류 구매 빈도, 해당 정보가 5년 안에 어떻게 변화할지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GIS 데이터로 Columbia Distributing 경영진은 다른 음료 제조사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광고 가시성과 다양성을 확보했습니다.
혁신으로 달라진 고객과의 소통
2021년 여름, Columbia Distributing 경영진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 공급사와의 대화 주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Pupo는 “공급사 입장에선 Columbia Distributing이 대량의 수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보다 그 데이터로 인구통계와 고객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이 너무 뜨거워 10월쯤에는 Columbia Distributing의 거의 모든 경로가 완판 됐습니다. 혁신적인 프로그램 인기를 고려하면 이 여정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Holder는 “우리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GIS를 발견하고 전문가와 함께한 데이터 기반의 분석으로 성공가도를 달려 나가게 됐습니다. 절대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로케이션 인텔리전스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고민하고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